고래가 거친물살을 가르며 힘차게 수영하는 장면이 오프닝. 나는 바다위의 집 마루에 누웠고, 햇살이 비춰들며 고래가 뛰어오른다. 하지만 알고보니 빨랫줄에 걸려있던 목장갑.
by 시온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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박재범


 시험이 한달 반 앞으로 다가 왔고, 그래서 할일도 많고, 그렇지 않아도
 오늘 아침부터 은행에서 돈과 관련해 처리할 일들이 많아서 나가기 전에 잠깐 메일이랑 블로그만 확인하고
 나가려는데, 돌 블로그 포스팅을 보고 뭐가 또 터졌구나 했다. 결국 출국하는 재범이 사진을 보니
 생각보다 너무 빡쳐서 나가지 못하고 집안에 주저 앉았다.


 요즈음 들어, 아니 근 몇년 간이래도 좋고 내 블로그는 그저 내 안의 찌끄러기를 방출하는
 아주 더러운 공간이 되었는데, 사소하고 더럽고 짜증나고 시시한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내 일상
 심지어는 나는 그런 내 일상을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아주 오래된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 마저도
 이제는 그 주소조차 잃어버렸을.



 투피엠 이야기를 여기다 하지 않은건, 혹은 할수 없었던 건, 얘네를 보는 일 그 자체가 그저 사랑스러울 정도로
 가볍고 즐거웠기 때문이다. 이런 쓰레기더미 같은 공간에 언급될 필요가 전혀 없는,
 
 그래서 여기서 재범이 얘기를 꺼낼 수 밖에 없어서 너무 슬프다.

 그 팔딱팔딱뛰는 20대 초반의 청춘들에게, 누가 말리지 않아도 몇년 후면 찌들고 상처받고 더러워질 아이들의
 그 빛나는 청춘에 불쑥 칩입해 그 빛을 미리 억지로 꺼버리는 수 많은 그 실체를 알수없는 그 쓰레기 같은 무리들에
 진정 화가난다.
 
 그저 흥겹기만 했던 판이 깨저버린 곳에 서 있는 아이들을 계속해서 바라볼 자신도 없어진다.

 진짜 이런 좆같은 상황이 하하하. 존나 병신같군.



by 시온 | 2009/09/08 20:07 | 텅빈 뇌 하나 | 트랙백 | 덧글(4)
이사한 집.






방보다 더 큰 발콘을 얻게 되었는데, 공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겠다. 같이 사는 애들이
저 거대한 소파랑 운동기구를 아직 안 치워주기도 했고,
여름이 가기 전에 파라솔과 그릴도구랑 화분을 구입하고 싶었는데, 돈이 없어서 그럴수가 없다.
그런데 쓸 돈이 없다. 통장잔고가 레알 마이나스다.. 돈이 없으면 사람이 윤택해 질수가 없다.
요새 내가 입고 다니는 옷들을 보면 알 수 있다. 예쁘고 패션이고 없다. 있는데로 입을 뿐.

후 그건 그렇고 이사온 집은 좀 묘하다. 이혼남이 애 데리고 살고 있는 윗집도 있고, 다음 달에 이사나가는
옆방 남자애는 내 발콘에서 마리화나를 재배한다. 밑에 집 사는 애는 가끔 일렉트로닉 음악을 미친듯이 크게
듣고, 그 남자의 개는 우리 비누한테 관심이 없다. 비누는 관심을 보이는데 본인이 독차지 하고 있는 애정이
비누에게 분산되는 걸 싫어하는 것 같다. 윗집 애기는 아직 말을 못하는데 가끔 내 방에 와서 비누랑 논다.
물론 비누는 애기를 싫어하고, 어쨌거나 나는 말 못하고 " 아우우." 로 모든 의사표현을 대신하는
 그 깜찍한 독일 여자애한테 늘 한국말로 얘기한다.

독일에 와서 4년 동안 5번 이사를 하고 6개의 집에서 살아본 셈이 됐는데, 어딜 가서 살아도 언젠가 떠나야 할 집이라는
사실에는 변함이 없고, 요즘은 자꾸 사람들이 떠나고 있기도 해서 그렇겠지만, 자꾸 떠날 날을 계산해 보고
떠날 날을 상상해 보고, 떠날 날이 곧 머지 않음을 늘 가슴에 새기고 살고 있다.
 
비누가 발콘에서 자꾸 나방을 잡아서 집 안으로 물고 들어 온다.

날이 추워졌다.


by 시온 | 2009/08/31 07:29 | Gegen die Wand | 트랙백 | 덧글(0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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